아트보이, 그래도, 우리 젊은 날, 다시 꿈꾸는 용기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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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 젊은 날. TOKUSATSU SPECIAL EFFECTS MUSEUM, 거신병이 도쿄에 나타났다. 장난감이 아니었다, 인생이었다. 어린 시절, 텔레비전 안에는 ‘현실보다 더 리얼한’ 괴수들이 있었다. 그 괴수는 동네 놀이터에 갑자기 나타난 히어로에게 쓰러졌고, 우리들은 기꺼이 작은 승리에 환호했다. 울트라맨, 고지라, 거대 로봇, 파괴되는 도시, 터지는 불꽃, 어쩌면 그것들은 가짜로 만들어진 세계였지만 그 세계를 만든 사람들은 진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스튜디오 지브리의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는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안노 히데아키였다. “특수촬영의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 협력해줄 수 없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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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노 히데아키, 그리고 ‘거신병’ 2010년 여름, 안노 히데아키는 오래된 친구 스즈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에반게리온의 원점은, 사실 울트라맨과 거신병이야.” 이 한 문장은 하나의 박물관이 만들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특수촬영 미니어처들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아이들을 속이기 위한 조형물’이지만 거기엔 인생을 건 기술이 있다. 누군가는 쓰레기라 말할지 몰라도 어떤 이들에겐 꿈 그 자체였고, 빛나는 세대의 추억이었으며, 지금은 사라져가는 문화유산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TOKUSATSU SPECIAL EFFECTS MUSEUM 일본 현대미술관(모리 아트 뮤지엄)에서 열린 이 특별전은 단지 전시 그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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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신병 도쿄에 나타나다’ 이 전시는 하나의 짧은 영상을 동반했다. 안노가 직접 기획한 《거신병 도쿄에 나타나다》거신병은 원래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등장한 파괴병기. 이를 다시 스크린에 되살려낸 것이다. “거신병의 캐릭터를 사용하는 건 괜찮아.” 안노는 하야오에게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특수촬영계의 또 하나의 전설, 히구치 신지가 이 영상의 감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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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빌딩 사이로 거신병이 나타난다. 모형의 도시는 불에 타고, 미니어처 안의 현실이 무너진다. 그 모든 장면은 CG 없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졌다. 그건 분명히 하나의 ‘기념비’였다. 사라지는 기술과 정신에 바치는 헌사. 무대 뒤의 장인들. 이 전시의 주인공은 울트라맨도, 에반게리온도 아니었다. 카메라 뒤에서 도시를 만들고 무너뜨렸던 사람들. 조형사, 미니어처 기술자, 특수효과 전문가, 조명팀, 연기 담당, 폭파 담당. 플라스틱판 위에 도시를 쌓고, 모래와 안개로 연기를 만들며, 불꽃을 정확한 각도로 폭파시키는 장면은 단지 ‘아이들을 위한 장난’이 아니라, 정확하고 정교한 예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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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건물 하나가 무너지는 데에 몇 날 밤을 새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들이 만든 장면은 세대의 기억 속에 깊이 남았다. 장난감과 예술의 경계. 스즈키 토시오는 말한다. “그런 세계에야말로 일본인의 저력이 있다.” 공장에서 찍어낸 소비재가 아니라, 한 땀 한 땀 만든 손의 예술. 그것은 애니메이션도, 영화도, 미술도 아니지만 그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예술이었다. ‘그래도 우리 젊은 날’ 그 말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다시 꿈을 꾸기 위한 선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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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어른이여. 전시 마지막 공간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꿈을 기다리지 말고 네가 먼저 꿈 앞에 나가라.” “꿈에 집중하라. 꿈을 사랑하라. 꿈을 함께 실현할 도반을 찾아라.” 아이들의 박수는 물론, 어른들의 침묵이 무겁게 울리던 공간. 그 침묵은 부끄러움일까, 감동일까.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래 현실에만 매달려 있었던 것은 아닐까.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기술은 진화하며,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모든 것을 지배할 것 같지만 여전히 손으로 만든 세계, 그 손의 진심과 땀이 주는 감동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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