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 한 컷, 장인의 선으로부터 태어난 이야기, 지브리의 숨결을 좇다

ART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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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보이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11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전 대표 썸네일 배너

“5밀리라도, 1센티라도 전진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그리고 스튜디오 지브리의 장인정신” 어릴 적, 아트보이는 언제나 정해진 시간 TV 앞에 앉아 기다렸다. 고요하고 기대 가득한 그 순간, 스크린 속에서 펼쳐지는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영상이 아니라 아트보이 안의 세계를 열어주는 마법의 문과 같았다. ‘미래소년 코난’의 주인공처럼 뛰놀며 ‘엄마 찾아 삼만리’의 마르코가 되어 슬퍼하던 시절. 그건 분명히 유년기의 감정이었고,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작품들을 만든 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온 마음을 빼앗겼던 날들이었다. 그리고 그 뒤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있었다. 아트보이의 예술 감수성과 꿈의 출발점이 되었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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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출생의 미야자키 하야오는 1963년 가쿠슈인대학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도에이동화에 입사하면서 애니메이션 인생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좋아서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그는 이 세계를 설계하는 ‘건축가’이자 ‘몽상가’가 되어 있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에서 시작된 지브리의 서사는 단지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 그리고 자연과 생명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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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는 다카하타 이사오와 함께 1985년 설립되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애니메이션 제국의 진짜 중심엔 스즈키 토시오가 있었다. 원래는 주간지의 돌격기자였던 그가 ‘애니메이션’을 몰랐던 상태로 아니메 쥬에 배치되면서 모든 인연이 시작된다. 그의 첫 기사는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1968)이었고, 그것이 다카하타와 미야자키 하야오와의 연결고리가 되었다. 잡지에 실리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하며 전화를 걸었고, 미야자키 하야오와의 첫 만남은 바로 그 전화 속에서 이루어졌다. 스즈키는 ‘말도 안 되는 기획’을 현실로 만드는 추진력을 지녔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영화화를 위해 원작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그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렇다면 원작을 만들면 되잖아.” 그렇게 아니메 쥬지에 연재가 시작되었고, 나우시카는 결국 영화화되어 대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그것이 지브리 설립의 전환점이 되었다. ‘지브리’라는 이름은 사하라 사막의 열풍 이름에서 따온 것. 미야자키 하야오는 ‘애니메이션계에 열풍을 불러일으키자’는 의지를 이 이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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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보이는 2013년 현대카드 컬처 프로젝트로 열린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전>을 통해 다시 한 번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를 마주했다. 전시장에 놓인 드로잉과 스케치, 그리고 소품들 하나하나가 그의 시간 결정체처럼 느껴졌다. 한 장면을 위해 수백 번의 선을 긋고, 몇 번이고 수정하며 ‘5밀리라도, 1센티라도 전진하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작품은 스스로를 극복하려는 장인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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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의 작품 속 아이들은 언제나 무언가를 잃지만, 대신 더 큰 세계와 조우한다. <이웃집 토토로>의 사츠키와 메이는 엄마의 부재 속에서 숲의 정령과 마주하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센은 부모를 잃은 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재발견한다. 그리고 그 모든 여정은 디지털 시대 이전, 수작업과 채색, 레이아웃이라는 치밀한 장인정신 위에서 만들어졌다. 지브리의 작화감독, 애니메이터들은 수작업의 의미를 잊지 않는다. 컴퓨터 그래픽이 일반화된 시대에도 여전히 손으로 그린 선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건 단지 아날로그의 향수가 아니다. 인간의 손에서 비롯된 감정의 섬세함과, 시선의 정직함을 통해 우리는 이야기와 캐릭터에 ‘공감’하게 된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바로 그 공감의 미학을 실천하는 창작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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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는 아트보이에게 단지 애니메이션 회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시간을 건너는 기억의 장소’였다. 어린 시절의 감정이 현재의 아트보이를 형성하고, 다시금 감동의 언어로 아트보이를 위로하는 공간. 아트보이는 이제 더 이상 아이가 아니지만, 그 시절의 나처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문을 열어 새로운 세계를 기대하며 기다린다. 그렇기에 아트보이는 오늘도 애니메이션을 본다.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누군가가 한 칸 한 칸 그려낸 세계를 통해 감정을 나누기 위해. 그리고 그 세계의 시작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있다. 5밀리라도, 1센티라도 전진하며 스스로와 싸우는 그의 방식은 아트보이에게도 예술의 길이란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언어가 된다. 그리고 아트보이는 다시 질문한다. “지금, 아트보이는 어디까지 전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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