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의 우정, 예술이 마트에 걸렸을 때, FriendsWithYou × 현대백화점 전시를 다녀오다. 마이애미에서 날아온 두 친구, 그리고 백화점.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에 입성한 두 명의 아티스트. Samuel Borkson과 Arturo Sandoval III, 플로리다와 쿠바 출신의 이 듀오가 결성한 팝 아트 프로젝트 그룹, 이름하여 FriendsWithYou(프렌즈위드유).
전 세계를 순회하며 컬러풀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파하는 이들. 이번 전시는 5월 한 달간 백화점 전국 13개 점포에서 열렸고, 서울무역센터점에는 20여 점의 오리지널 작품이 전시되었다. 예술이 마침내 소비의 중심지에 발을 들였다. 예술은 경험이다, 그러니까 백화점이어도 괜찮다. FriendsWithYou가 강조하는 건 단지 "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다. 그들은 ‘우정(Friendship)’이라는 주제 안에서 미술, 설치, 캐릭터, 장난감, 퍼포먼스, 애니메이션까지 경계 없이 융합해왔다.
전시장 안에는 ‘구름’, ‘햇살’, ‘웃는 얼굴’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모든 형태는 둥글고 유쾌하며, 모든 색상은 명확하고 선명하다. 어린이에게는 환상의 세계고, 어른들에게는 잠시 멈춤의 공간이다. 무지개색 감정이 솟구치는 공간. 어쩌면 백화점의 시끄럽고 반복적인 상업적 풍경 속에서 이들의 작품은 반대로 가장 조용한 존재일지 모른다.
‘Happy Gift’ – 소비를 예술로 포장하다. 현대백화점과 FriendsWithYou는 공동으로 하나의 캐릭터 라인업을 기획했다. 이름은 ‘해피 기프트(Happy Gift)’. 하늘과 햇살에서 영감을 받아 따뜻하고 안락한 이미지를 담았다.
이 ‘해피 기프트’는 단순한 전시용 캐릭터가 아니다. 포장지, 쇼핑백, 기프트 카드 등 고객이 체험하는 모든 공간에서 활용되었다. 쇼핑의 순간, 우정의 조형물이 손에 잡히고, 포장지로 감싸지고, 다시 타인에게 건네진다. 예술이 상업의 언어를 빌려 대중과 접촉한 방식, 그것이야말로 FriendsWithYou의 의도된 전략이다.
브랜드 × 아트 × 사람 = 관계의 조형 FriendsWithYou의 이름은 말 그대로 “너와 함께하는 예술”을 뜻한다. 이는 단순히 듀오 아티스트의 의미가 아니라 "릴레이션십(relationship)"을 통한 "파트너십(partnership)", 나아가 "멘토십(mentorship)"까지 포함하는 철학이다. 그들은 기업과 협업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그들의 작품은 오히려 더 많은 감정 접점을 만들어주는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이번 현대백화점 전시는 그 대표적 사례로, 예술이 쇼핑문화에 치유적 기능으로 스며든다.
컬러로 위로하다, 감정의 미학. 전시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컬러의 강렬함이다. 레드, 옐로우, 블루, 민트, 퍼플, 아이패드 속 컬러팔레트를 그대로 꺼내 놓은 듯한 색조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을 자극한다.
FriendsWithYou의 예술은 단순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예술을 통해 잠깐이라도 현실에서 벗어나 그 안에서 스스로를 재구성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이는 치유다. 감각을 위한 심리적 환기이며, 색채로 구현된 포옹의 시각적 언어이다.
구름 위의 유토피아, 그리고 나의 시간. 서울에서 그들의 작품을 만난 후 아트보이는 이런 생각을 했다. 예술은 꼭 화이트 큐브 안에 있어야 할까? 꼭 거장의 서명이 있어야만 고귀해지는 것일까?
현대백화점의 에스컬레이터 옆, 한쪽 벽면에 걸린 FriendsWithYou의 구름 조형은 아트보이를 잠시 멈춰 서게 했다. 그리고 아주 잠깐이지만, 아트보이는 그 구름 위에 올라선 기분이 들었다. “시간은 감정을 자극한다.” 그들의 예술이 품은 이 짧은 진리는 소비의 일상 속에서도 예술은 살아 숨 쉰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