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명동 더 샘 갤러리. 거리엔 인파가 가득했고, 그 한복판에서 아트보이는 조용히 꿈의 단층을 마주하는 전시에 들어섰다.
전시의 제목은 "꿈속에서 꿈을 깨다", 작가는 박미진(PARK MI JIN). 처음엔 이 문장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작품을 마주한 순간 아트보이는 그 뜻을 정확히 이해하게 되었다.
전시장에 놓인 그녀의 작품들은 현실과 비현실, 기억과 환상의 중간에 있었다. 그건 단순히 ‘몽환적’이라는 말로는 부족했다. “우리는 관찰할 수 있어야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상상을 통해 형상화가 이루어진다.”
박미진 작가의 작업은 바로 이 명제를 시각적으로 증명해 보이는 듯했다. 그녀의 세계는 무의식에서 솟아오르지만, 그것은 분명히 관찰된 삶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작품을 들여다보면 형체인지 그림자인지 모호한 형상들이 떠오른다. 그것은 인간의 감정일 수도, 기억의 조각일 수도 있었다.
그녀는 꿈을 이야기하지만, 그 꿈은 허공에 흩어지는 환영이 아니다. 형상화된 감정들, 즉 ‘보여지는 무의식’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바라보며 자신의 무의식을 조용히 마주하게 된다. 아트보이는 이 전시에서 하나의 꿈을 꿨고, 그 꿈 안에서 또 다른 꿈을 깼다. 그건 감각의 중첩이었고, 현실보다 더 진한 현실 같았다. 박미진 작가의 작업은 우리가 늘 지니고 있지만 잊고 있는 감정의 풍경, 무의식의 윤곽을 부드럽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 윤곽은 관찰할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떠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