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일부터 2011년 3월 27일까지. 겨울의 장흥아트파크는 말 그대로 ‘팝(Pop)’했다. 이 전시는 단순한 팝아트의 집합이 아니라, 상상과 창작 사이에 놓인 감각의 교차점이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그리고 무라카미 다카시, 나라 요시토모까지. ‘이미지의 언어’로 세상을 재해석한 창작자들이 아트보이를 맞이했다. 그들의 작업은 하나같이 즐겁고, 발랄하고, 유쾌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창작에 대한 엄격한 인식, ‘상상은 실행을 전제로 한다’는 예술적 긴장이 도사리고 있었다.
상상은 모호하지만, 창작은 명확하다.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묘사한 세계에 머물 수밖에 없다.”
이 말처럼, 상상은 감각의 출발점이지만, 창작은 그것을 세상에 ‘제시하는 행위’다. 행위 없는 상상은 환상에 불과하고, 구현 없는 창의는 언어로 남지 못한다. 이번 POP Party는 창작이 현실로 나아가는 그 과정을 즐거움이라는 감각을 통해 실현한 전시였다.
'즐겁지 않으면 ○○가 아니다'라는 슬로건은 이곳에서 명확해진다. 미술이 즐거워야 한다면, 그 즐거움은 곧 실천의 즐거움이어야 한다.
POP은 재현이 아닌 응답이다. 이 전시의 진짜 매력은 ‘익숙한 것들’을 다시 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앤디워홀의 실크스크린, 나라 요시토모의 강아지와 집, 무라카미 다카시의 팬더와 루이비통 트렁크. 그 안에 감춰진 건 소비문화에 대한 위트, 체제에 대한 응답, 그리고 ‘시대 감각’에 대한 예술가의 입장이다.
그리고 한국의 작가들. 강영민, 마리킴, 아트놈, 이동재 등은 이러한 팝아트의 계보를 자신만의 언어로 이어간다. 그들의 작품은 글로벌한 맥락 안에서 동시대의 젊은 감각과 시각문화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었다.
아트보이는 이 전시를 ‘파티’로 기억한다. 그 파티는 음악이나 춤보다 더 감각적인 것, 이미지로 나를 유혹하고, 질문하고, 웃게 하고, 가끔은 조용히 찔러오는 기분을 만들었다. POP은 단지 대중을 위한 형식이 아니라, 감정과 상상을 실행하는 창작의 태도다. 그게 가능한 전시는 흔치 않다. 장흥의 겨울은 차가웠지만, 그 안의 미술은 뜨겁고, 선명하고, 놀라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