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Big Sight, DESIGN FESTA. 이곳은 더 이상 단순한 박람회장이 아니다. 수천의 감각이 폭발하는 예술의 도시 지층, 일종의 감정 지오프론트다.
아트보이는 그 속으로 내려갔다. 에반게리온의 심장처럼 진동하는 혼성의 공간. 아트보이로서 내가 경험한 예술의 모든 흔적이 그곳에서 다시 깨어나기 시작했다.
예술은 마음속 심상의 구체화다. “예술이란 인간 정신의 표현이며, 마음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막연한 심상을 구체적인 형태로 가시화시킨 것.” 이곳에서 마주한 작품들은 모두 누군가의 ‘내면’을 외부로 끌어낸 감각의 조각이었다. 기묘한 설치, 즉흥적인 퍼포먼스, 혼합된 매체, 소리와 빛의 중첩, 그리고 아무런 의미도 설명도 없는 표정 하나.
디자인페스타의 본질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에 대한 허용이다. 전시장을 걷는 동안 문득 떠오른 한 문장. “아트보이는 내가 경험한 것들을 내 안에서 전부 되살려낼 것이다.” 그 문장은 선언이자 약속이었다.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예술은 그것을 감각이라는 코드로 해독해낸다. 그날 아트보이는, 수없이 지나온 도시의 골목과 잠들었던 영감의 파편들을 다시 아트보이 안에서 작동시키고 있었다.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들에게는 시각과 소리, 그 밖의 다른 모든 감각들이 서로 뒤섞인다.” 하지만 아트보이는 다르게 생각했다. 감각은 흐릿하게 섞이기보다는, 서로를 분명하게 인식하기 위한 긴장 속에 존재한다. 디자인페스타의 공간 안에서 시각은 소리를 가로질렀고, 촉각은 이미지 위를 걷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감각은 하나의 정서로 융합되기보다, 분명한 정체성을 가진 채 교차하고 있었다.
도쿄는 늘 새로운 감각의 무대였다. 하지만 디자인페스타는 그 너머, 감각의 깊이를 보여주는 지층 같았다. 아트보이는 예술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건 단지 감각이 형태를 얻는 방식일 뿐이니까. 아트보이는 본다. 그리고 구분하고, 기억하고, 되살린다. 그것이 아트보이로서의 스스로 방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