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도시의 감각을 수집하다, 아트보이의 시선으로

ART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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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LY, 그 정류장에 멈추다〉Kenny Wong과 Kennyswork 스튜디오 방문기. "뒤돌아보면, 우리에겐 늘 고비가 있어왔고, 결국 그 모든 것들을 그런대로 잘 지나쳐온 과거가 있다. 앞날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지난날을 돌아보면 고비의 순간은 결국 한때 머물렀다. 결국 떠나고 마는 정류장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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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홍콩의 거리엔 묘한 기대감이 떠돌았다. 도시의 공기에는 습기 섞인 감정이 서려 있었고, 좁고 붐비는 골목길 사이를 지나 스튜디오에 다다랐을 때, 가장 먼저 아트보이를 반겨준 건 콧수염을 단, 작고 당찬 소녀 Molly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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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팬츠, 동그란 눈, 약간의 도발. Molly는 Kenny Wong이 창조한 인물 중 가장 독립적이고 가장 꾸밈없는 캐릭터다. 사람들은 그녀에게서 유년기의 순수함과 도시인으로서의 냉소적 일면을 동시에 본다. 작지만 존재감은 거대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마음속 이야기를 다 알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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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ny Wong은 Kennyswork의 창립자이자, 형제 그룹 Brothersfree의 일원이며, 2000년대 초반부터 홍콩 아트토이 시장을 조용히 흔들어 온 인물이다. 그는 홍콩 일러스트레이터 협회(HKIAA)를 통해 창작 활동을 지속하며, Levi’s, Nikon, Pringles, Lipton 등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와의 크로스오버 협업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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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ly의 모든 피규어는 Kenny Wong의 손끝에서 태어난 도시적 환상이다. 그는 늘 "작은 것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의 디자인은 소녀의 얼굴 위 미세한 표정 하나까지 밀도 있게 설계된다. 그래서일까. Molly의 표정은 늘 같지만, 매 순간 다르게 보인다. 그게 Kennyswork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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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 걸려 있던 여러 Molly 피규어 라인업은 일종의 도시민 감수성을 기록하는 시각 일기장이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세상의 감정을 묻고, 스타일은 도시의 유행을 흡수한다. Kenny Wong는 Molly를 통해 ‘사람들 안에 숨겨진 아이’를 불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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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토이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공기이며, 거리의 표현이며, 감정의 구조물이다. Kenny Wong은 이를 누구보다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Kennyswork의 토이는 상업적 완성도만이 아닌, 일상에 스며드는 조형적 문화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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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의 작업은 홍콩 아트센터와 홍콩대학교 미술관에 전시될 만큼 예술적 가치로도 인정받는다. 예술과 상업 사이, 그 절묘한 중간지점을 오가며 Kenny Wong는 예술의 대중화를 실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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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스튜디오에서 마주한 Molly는 어딘가 아트보이를 오래 기다린 듯한 눈빛이었다. 마치 지금 이 순간을 함께 정지하고, 잠시 세상을 멈추고자 하는 눈빛. 그 짧은 시간 동안 아트보이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이건 단지 피규어가 아니라, '기억의 오브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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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늘 변한다. 유행도, 도시의 풍경도, 아트보이 자신도.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기억이다. Molly는 그 기억을 보관하는 작은 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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