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끝나가던 뉴욕의 봄, 뉴욕 거리 풍경들을 눈으로 좇으며 예술의 흔적을 찾으려 애를 쓰는 아트보이는 오랜 세월 끊임없이 쌓여온 뉴욕 예술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다. 뉴욕 거리 이곳저곳에는 스트릿 아트가 온통 섞여 있고, 어디선가 쉼 없이 예술을 밀어내고 있는 집요한 주체들에 의해서 다양한 작품 세계들이 뉴욕 거리에 뒤덮여 있다.
곧 일상 예술에 눈이 익숙해지고 뉴욕 Bowery(바워리)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NEW MUSEUM이 아트보이 눈에 들어왔다. 이 건물은 오래된 뉴욕 건물 사이에 마치 새로운 건축물의 디자인 예술을 선사하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다. 일본인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 니시자와 류에는 뉴욕 거리에 전통과 공존할 수 있는 실험예술을 펼쳐 보인 듯한다. 작품이 놓인 공간에서는 특유의 예술 냄새와 공간이 지닌 냄새가 코끝을 맴돈다. NEW MUSEUM을 들어섰을 때도 이와 같은 예술 냄새와 예술 기운이 밀려왔다.
바깥 풍경과는 달리 NEW MUSEUM안은 또 다른 감정을 돋아나게 한다. 뉴욕 거리에 울려 퍼지는 사이렌 소리와 자동차 경적 소리는 귓가에 뒤엉켜 조금씩 가물가물 멀어지고, 숨을 죽인 듯 사방이 고요해지는 동시에 작품 냄새가 아트보이 코앞까지 다가와 일렁거렸다.
마침내 작품은 아트보이 얼굴을 향해 덮쳐 오는 듯했다. 그것은 마치 커다란 고래가 깊은 바닷속에서 숨을 쉬기 위해 막 솟아오른 것처럼 보였다. 그러한 감정을 주체할 것 없이 아트보이는 눈으로 작품을 옮긴다. 눈 안에 작품을 가득 퍼담은 다음 다시 눈으로 퍼담는 것을 반복하며 속절없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도록 몸 전체에 퍼 담을 수 있는 느낌으로 작품에 정신을 집중한다.
예술 그것은 누구에게나 사랑받지 못하는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이자 영원히 벗어던질 수 없는 천형의 유니폼처럼 갤러리 안에 갖다 놓고 평생 이끌고 다니며 멀고 먼 길을 돌아 마침내 다시 뉴욕 이곳 NEW MUSEUM까지 데리고 온 그 예술작품들은 아트보이의 정신을 문지르고 또 문질렀다. 이제 아트보이의 예민한 예술감각은 작품을 통해 새롭게 되살아나 영감 속에 썩여 있는 작품의 창의적인 기운과 그 작품 속에 숨어 잠들어 있는 작가가 묻혀온 온갖 예술 세계관의 영감 향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비로소 자신이 의당 돌아 올곳으로 돌아왔다는 되새김이 썩여진 안도감에 아트보이는 뉴욕 NEW MUSEUM공간 안에서 서서히 듬뿍 예술 향기에 젖셔진다. 그렇게 아트보이는 예술영감을 천천히 다 먹어치웠다. 아트보이의 예술 작업과 이야기는 이렇게 완성되며 시작된다. 그 옛날 뉴욕 어느 거리를 스쳐가던 작가와 바람처럼 가볍게 아트보이가 예술 작업과 컬렉션에 빠져 이곳저곳을 다닐 때도 남쪽에서 그렇게 가볍게 바람이 불었다.
한동안 예술 향기가 진동하는 NEW MUSEUM공간을 구석구석 헤매고 다녔다. 작품을 사러 나온 컬렉터들과 관람 고객에게 목이 쉰라고 작품 설명을 하는 큐레이터 등 뉴욕 NEW MUSEUM공간을 가득 메운 사람들도 그 자체로 볼거리였다. 아트보이은 자신도 모르게 아트 시장의 활기에 휩싸여 공연히 심장이 벌렁거리고 예술 영감이 펼쳐지는 고요한 가슴의 울림을 느낀다. 그렇게 온갖 예술 작품들이 살아 숨 쉬는 NEW MUSEUM공간 안에 벽면으로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는 작품들은 생기가 넘치고 예술 냄새가 났다. 적당한 햇볕이 NEW MUSEUM 어느 유리창 창문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광경은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예술의 열정을 서서히 깨우듯 했고, 작품과 사람들에게 햇볕을 뿌려 놓는다.
비로소 충만한 예술 영감안에 자리하고 있는 생명력의 정체성 존재를 깨달았다. 덧 없이 스러지고 마는 순간을 맞닿드리게 되더라도, 자신이 어이없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 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았을 때 극진한 생명의 정성을 쏟아부은 예술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으리라. 이것은 먹고사는 세상의 법칙을 어길 수 있어야만 하는 비극적 예술 삶의 선택적 방식이다.
그 또한 작가의 역량 밑천에 따라서 다른 무엇에 완전한 존재가 될지, 아니면 똥 밖에 안 나오는 상황에 이르게 될지는 전혀 예측할 수도 없다. 다른 무엇이 되려고 한다면, 지극히 남들과 다르고, 세상의 법칙을 어길 수 있을 때 진득한 작가의 모습을 완성시킬 수 있다. 그 누구보다 용감하게 적진을 향해 뛰어들어 칼을 휘두르며 몸을 사리지 않는 몇 안 되는 용맹한 위인들처럼 죽을 고비를 넘기며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작가의 모습을 염원하지 못할 바에야 지금의 현실 노력과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트보이는 목이 메어오는 심정으로 스스로 맹세의 표식을 가슴에 새긴다. 많은 시간 동안 아트보이는 작가모습 속에 숨겨진 비밀을 차츰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작가 활동 모습이 모두 현실이 아니라는 것과 진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컨대 그들이 행하는 작품 활동은 진정으로 예술에 대한 생명력이 아니며 그들이 입과 마음을 맞추는 것은 가짜 행위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단지 그런 척하는 것일 뿐이라는 거였다.
진심과 그런 척하는 차이는 여전히 여러 분야에서 인도하는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숨에 그런 척하는 존재가 깨끗하게 정화될 것이라는 엉뚱한 믿음에 사로 잡히면 안 된다. 왜냐하면 그럴 일은 없을 것이고, 더욱 사람들 눈에 쉽게 유명세를 얻어 눈에 띄게 되어 있다. 진심과 그런 척하는 거짓 등 한결같이 무섭고 잔혹한 현실 이야기들이지만, 아트보이에겐 결국 그 속에서 진심을 차츰 데려다 놓아야 한다는 것에 혀끝에 퍼지는 너무 쓴 맛과 냄새를 생각나게 했다. 뉴욕 예술의 온화한 향기를 쫓아 NEW MUSEUM을 찾게 된 아트보이는 여러 생각들로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미간을 가볍게 찌푸리며 땅, 뿌리, 그리고 나무에서 나는 열매를 동시에 생각하며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다음 예술 여정의 발걸음을 옮겼다. 순혈주의만큼은 분명 명맥을 지켜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