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보이는 걷는다. 홍콩의 첫 방문, 영상이 삶이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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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보이 홍콩 기억의 조각 대표 썸네일 배너

《The Genius Who Changed Our World — 홍콩, 기억의 조각에서 도시의 상징으로》 어릴 적, 영화 속 홍콩은 아트보이에게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였다. 장국영의 노래를 따라 부르던 기억, 이소룡의 용쟁호투 장면, 무협과 느와르의 낭만은 아직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렇게 영상으로만 존재하던 도시를 아트보이는 이제 처음으로 두 발로 걷는다. 11월 말, 홍콩의 바람은 춥지 않다. 오히려 반팔 차림도 어색하지 않은 따뜻한 기온. 그 속에서 아트보이는 유년 시절 환상을 되짚듯 거리를 걸었다. 그곳은 아트보이 상상보다 더 다채롭고, 더 밀도 높은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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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im Sha Tsui — 야경을 품은 골든 마일 침사추이의 밤거리, ‘골든 마일’이라는 이름처럼 수십 년 동안 그 영광을 이어왔다. 거대한 광고판과 네온, 그리고 끝없는 인파. 번화가의 정체성은 과거의 찬란함과 현재의 활기로 완성된다. 도시가 시간을 저장하는 법을, 이곳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Star Ferry — 바다 위로 흐르는 장면들, 스타페리를 타고 까우롱에서 홍콩 섬으로 이동할 때, 영화 ‘용쟁호투’의 장면이 떠올랐다. 어릴 적 영상 속의 배가 눈앞의 현실로 등장한 순간, 과거와 현재, 영상과 삶이 겹쳐졌다. 도시라는 극장은 이렇듯 내 기억을 배경으로 새로운 장면을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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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ies’ Market — 거리에서 발견하는 기념의 감각, 레이디스 마켓에는 없는 게 없다. 플라스틱 장난감, 기념 티셔츠, 빛바랜 책과 가방들. 이 도시의 상업적 기호는 골동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포장한다. 이 잡동사니가 오히려 이 도시의 생명력이다. 트램과 힐사이드 에스컬레이터 — 도시를 가로지르는 느린 리듬, 트램의 2층 맨 앞자리에 앉아 도시를 관통할 때, 아트보이는 더 이상 관광객이 아니었다. 마치 도시의 일원이 된 듯, 홍콩의 속도를 체험했다. 또한, 힐사이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며, 도시가 입체적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새삼 실감했다. 홍콩은 단층 도시가 아니라 ‘수직적 감성의 도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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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로드 — 시간의 층위가 남아 있는 거리, 할리우드 로드는 인사동보다 조용하지만 더 오래된 내력과 무게를 간직한 골동품 거리다. ‘할리우드’라는 이름에 속지 마라. 여기엔 영국군이 이름 붙인 오래된 관목, 그리고 동서양의 이질적인 결합이 숨어 있다. 란콰이퐁 — 삶을 뜨겁게 살아내는 밤, 란콰이퐁의 밤은 언제나 생생하다. 나이트클럽, 바, 라이브 공연이 밀도 높게 얽혀 있다. 마치 이 도시가 감정을 쉬지 않고 표출하는 장소처럼. 아트보이는 그 안에서 낯선 이들과 리듬을 공유하며 도시의 심장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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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기억을 조각한다면, 예술은 순간을 예민하게 기억하고, 도시는 그 예민한 감각이 겹쳐진 레이어다. 홍콩을 처음 방문하며 느낀 것은, 이 도시의 모든 장소가 하나의 장면처럼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도시는 영화이고, 사람은 배우이며, 여행자는 관객이자 연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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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홍콩은 아트보이의 감각과 맞닿아 있다. 익숙하면서 낯설고, 정돈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무질서한 미학. ‘선택이 후회가 아닌 전진이라면, 뚫고 나가야 한다.’는 말처럼, 아트보이는 이 도시의 기억 위를 계속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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