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MoMA PS1에서 마주한 예술의 잔향, 그리고 아트보이의 기록

ART BOY®
By -

 

아트보이 뉴욕 MoMA PS1에서의 하루 대표 썸네일 배너

뉴욕 롱아일랜드시티 한복판, 눈이 녹지 않은 붉은 벽돌 건물이 있다. 한때는 고등학교로, 이제는 예술의 요새로 불리는 그곳. MoMA PS1. 아트보이는 이 낡은 건물 앞에 섰다. 전날 밤 내린 눈이 도로를 뒤덮고, 차들 위엔 눈이 수북했다. 그러나 오늘은 청명하다. 거짓말처럼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그 푸른 하늘 아래, 아트보이는 과거와 현재를 겹쳐보며 예술의 냄새를 좇는다.

아트보이 뉴욕 MoMA PS1에서의 하루 대표 서브 썸네일 배너

MoMA PS1은 단지 전시 공간이 아니다. 거기에는 시간의 층위가 고스란히 쌓여 있다. 교실이었던 공간이 전시장으로 바뀌었고, 칠판 자리에 작품이 놓였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작가들의 숨결이 자리를 틀었다. 이질적이지 않다. 오히려 자연스럽다. 그 틈에서 예술은 자란다.

아트보이 뉴욕 MoMA PS1에서의 하루 대표 서브 썸네일 배너

아트보이는 그곳을 걷는다. 신호도 없고, 안내도 많지 않다. 대신 공간이 스스로 말한다. 벽이 말하고, 문이 말하고, 창문이 말한다. 그리고 그 말은 다름 아닌 예술의 언어다. 전시된 작품 하나하나가 공간에 말을 걸고, 공간은 그 말을 증폭시켜 관람자에게 되돌려준다. 그렇게 예술은 전시장에서 살아 숨 쉰다.

아트보이 뉴욕 MoMA PS1에서의 하루 대표 서브 썸네일 배너

작품 하나를 마주했다. 허연 벽 위, 온전히 혼신을 다한 듯한 선과 형태가 뚜렷하다. 그것은 단지 조형적 아름다움이나 시각적 충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보는 이를 침묵하게 만든다. 아트보이는 입을 다물고 그 앞에 선다. 그리고 작품의 숨소리를 들으려 한다. 그것은 바람이 들려주는 소리이기도 하고, 오래된 교실에서 울리던 책장 넘기는 소리이기도 하다.

아트보이 뉴욕 MoMA PS1에서의 하루 대표 서브 썸네일 배너

예술이란 무엇일까? 매일같이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지만, 그날만큼은 쉽게 입을 뗄 수 없었다. 예술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체이면서도, 완전히 관념적인 존재다. 그래서일까, 아트보이는 MoMA PS1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어떤 비가시적인 힘에 감싸이는 기분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예술이 아트보이의 도착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아트보이 뉴욕 MoMA PS1에서의 하루 대표 서브 썸네일 배너

작품을 보는 동안, 아트보이는 몇 번이고 아이폰 셔터를 눌렀다. 그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영감의 단편을 붙잡기 위한 동작이다. 작품 하나를 찍을 때마다, 그 안에서 언뜻언뜻 비치는 작가의 얼굴이 스쳐간다. 작업의 집념, 생각의 골, 끝내 완성으로 이어지는 그 지점까지의 싸움. 그것이 예술이다.

아트보이 뉴욕 MoMA PS1에서의 하루 대표 서브 썸네일 배너

MoMA PS1은 모든 전시가 큰 소리로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용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말한다. 마치 한 편의 시처럼. 그리고 그 시를 읽는 이는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하게 된다. 아트보이는 그 시를, 그 언어를 가슴 깊숙이 받아들인다.

아트보이 뉴욕 MoMA PS1에서의 하루 대표 서브 썸네일 배너

전시장 한쪽 구석에서 오래도록 작품을 바라보는 중년의 여인을 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정지한 것처럼 고요했다. 한참을 바라보다 그녀는 작게 숨을 내쉰다. 아트보이는 알았다. 그녀 또한 지금, 작품과 조용히 대화하고 있다는 것을. 예술은 그렇게, 각자에게 조용한 언어로 말을 건넨다.

아트보이 뉴욕 MoMA PS1에서의 하루 대표 서브 썸네일 배너

공간을 돌아보며 아트보이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 하나를 탄생시킨다는 것은 어떤 걸까?" 그것은 단순한 창작 이상의 것이다. 생명 하나를 잉태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트보이는 그 길을 걷고 있다. 아마도, 이 도시와 예술이 건네는 침묵의 울림을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트보이 뉴욕 MoMA PS1에서의 하루 대표 서브 썸네일 배너

MoMA PS1의 마지막 전시실을 나오며, 아트보이는 문득 예술의 향기를 느낀다. 실제로 존재하는 향기다. 낡은 벽돌 틈에서 배어 나온 듯한 냄새, 오래된 나무 바닥에서 풍겨오는 향. 그 냄새는 애틋하고 애절하고 강렬하다. 마치 삶의 감정들이 농축되어 코끝을 찌르는 듯하다. 그리고 아트보이는 이 모든 것이 '예술의 냄새'라 생각한다. 그날 아트보이는 변화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변화다. 어쩌면 아주 작고, 아주 미세한 감정의 전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술은 늘 그런 방식으로 우리를 바꾼다. 거대한 충격이 아니라, 조용한 침투로. 아트보이는 무거운 영감의 자루를 가슴에 안고 전시장을 나섰다.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나는 또다시 예술에게 묻고 싶다. 그리고 또 묻는다. 예술은 대답하지 않는다. 하지만 침묵이 때때로 가장 명확한 대답이라는 것을, 아트보이는 알고 있다.

아트보이 뉴욕 MoMA PS1에서의 하루 대표 서브 썸네일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