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징크스와 론 뮤익, 그들의 조각 앞에선 우리가 더 인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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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사실, 그 이상을 향한 감각, 하이퍼리얼리즘의 눈으로 본 인간성과 예술의 재현. 우리는 언제부터 세상의 ‘진짜’를 의심하게 되었을까. 지금 이 순간 내 눈앞에 있는 형상이, 촉각 없는 화면 위의 질감이, 도무지 가짜라고는 믿기 힘든 이 실루엣이 어쩌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예술,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의 세계는 단순한 묘사의 경지를 넘어 인간 감각의 본질에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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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리얼리즘은 단지 정교하게 재현된 예술로 설명되기엔 역부족이다. 그것은 사진처럼 보이는 그림이 아니라, 사진보다 더 감각적이고, 현실보다 더 생생한 ‘감정’의 조형물이다. 1960년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등장한 이 예술 장르는, 전후 산업사회의 기술문명에 대한 회의와 새로운 시각적 언어의 필요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지금, 아트보이의 시선이 멈춘 그 자리에선 "샘 징크스(Sam Jinks)" 와 "론 뮤익(Ron Mueck)" 이라는 이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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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다 더 정교하게, 인간보다 더 섬세하게. 하이퍼리얼리즘은 사진과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매체적 구분을 넘나드는 현대 예술의 정수다. 정밀묘사(realism)의 전통은 르네상스 회화에서부터 이어졌지만, 하이퍼리얼리즘은 기술의 진보와 함께 ‘현실을 넘는 현실’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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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세한 피부 주름, 털 한올, 눈가의 미묘한 떨림까지. 우리가 흔히 놓치는 순간과 감각들을 매혹적으로 드러내는 이 장르의 가장 큰 매력은 ‘섬세함’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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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징크스(SAM JINKS)는 실리콘과 라텍스를 활용해 인간의 신체를 조형한다. 그의 인물들은 상처 입은 듯 보이며, 때로는 노화된 채로 누워 있거나, 손을 맞잡은 채 내면의 고요를 이야기한다. 아트보이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하이퍼리얼리즘전(보는 것, 보이는 것, 보여지는 것)』에서 그의 작품을 직접 마주했다. 그 조형물 앞에서 ‘작품을 보는 눈’이 아닌, ‘인간을 마주하는 감정’이 앞섰다. 한 점의 정적 속에 울리는 삶의 진동. 그것이 하이퍼리얼리즘이 가진 진짜 매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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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징크스(SAM JINKS), 존재의 무게를 조각하다. 호주 출신의 샘 징크스(SAM JINKS)는 영화 산업에서 특수분장 디자이너로 일하며 소재와 물성의 연구를 거듭했다. 그가 선택한 재료는 바로 실리콘. 인체에 가까운 유연성과 투명성을 가진 이 재료는 작가의 내밀한 질문에 응답하기에 가장 적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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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징크스(SAM JINKS)의 조각은 ‘죽음’, ‘노화’, ‘상실’, ‘연결’을 주제로 한다. 그는 대형 인물 조각과 더불어 신생아나 노인의 모습을 통해 삶의 양 끝단을 표현한다. 아트보이가 관람했던 작품 중 한 점은 노인의 주름진 손이 아기의 머리 위에 놓인 형태였다. 탄생과 소멸이 같은 장소에 공존하는 그 찰나의 무게는, 단지 기술의 정교함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었다. 인간을 향한 깊은 이해와 감정, 그것이 샘 징크스(SAM JINKS)조각의 중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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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뮤익(RON MUECK), 거대한 고요. 론 뮤익(RON MUECK)은 하이퍼리얼리즘 조각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름이다. 그의 작품은 그 거대한 스케일로 관람객을 압도한다. 두 배, 세 배 커진 인물 조각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피부의 색조, 혈관의 미묘한 굴곡, 감정의 흐름까지도 생생히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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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뮤익(RON MUECK)의 인물들은 대부분 외로워 보인다. 그는 세상의 변방에 서 있는 사람들, 혹은 현대사회 속 침묵하는 존재들을 형상화하며 인간 본연의 내면을 드러낸다. 그 거대한 몸짓은 말 대신 침묵으로서의 언어를 우리에게 건넨다. 현실과 예술의 교차점에서, 아트보이는 묻는다. 하이퍼리얼리즘이 오늘의 예술에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단순히 '잘 그렸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놓친 감정, 잊힌 현실, 보이지 않는 진실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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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보이는 예술이 단순히 ‘창작’이 아닌, 세상에 대한 재인식이라고 믿는다. 하이퍼리얼리즘은 그 재인식의 가장 물리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이다. 샘 징크스와 론 뮤익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외형뿐만 아니라 그 내면의 고통과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들은 단지 미술관의 작품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인간이 인간을 마주하는 방법이다. 하이퍼리얼리즘은 예술의 기술이 아니라, 감정의 재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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