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나카노, 좁은 골목길 끝에 도달했을 때 마주한 것은 그냥 만화책을 파는 상점이 아니라, 감각과 기억의 밀도 높은 저장소였다. MANDARAKE(만다라케), 전 세계 최대의 만화·애니메이션 전문 쇼핑몰이자, 일본 오타쿠 문화의 심장부. 관동 지역 중심에 위치한 이 본점은 단순한 상점 그 이상이다. 애니메이션과 만화 관련 서적, 작가들의 희귀 사인본, 일본 서브컬처의 레이어들이 총집결해 있다.
매장 외관부터 압도적이다. 거리를 지나던 사람도 자연스레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진열장을 가득 채운 피규어, 개성 넘치는 조형, 쇼윈도에 비친 '캐릭터의 시대' 를 마주하게 된다.
3층으로 올라가면, ‘One up’으로 대표되는 디자이너 토이 숍까지 자리하고 있다. 베어브릭, 큐브릭, 메디콤토이 컬렉션이 벽면을 가득 채운다. 한정판부터 빈티지 피규어, 컬렉터를 위한 디테일까지.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세계는 더 이상 상상의 결과물이 아닌, 디자인과 감정이 결합된 실물의 조각으로 눈앞에 존재한다.
MANDARAKE는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니다. 이곳에선 과거의 만화가, 현재의 디자인이, 그리고 수많은 감정들이 물질화되어 정지된 채 살아 숨 쉰다.
쇼핑이 아니라, 수집의 미학을 느끼는 장소. 그것이 바로 나카노의 만다라케, 그리고 오늘 아트보이가 느낀 예술촉감의 진원지다.






